상품 상세 정보
상품명 김재진 - 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제조사 자체제작
소비자가 13,800원
판매가 12,420원
상품코드 P00000ZH
브랜드 자체브랜드
공급사 자체공급
상품간략설명 마음을 만지는 그림 에세이 [양장본]
자체상품코드 Ca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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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


 

나이 스물 한 살에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시인처럼 행세했던 김재진은 예순이 넘어 갑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지만 그러나 김재진은 스스로 화가가 될 것이라 믿진 않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그가 자신을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오랜 습관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일러스트 수업에 하루 두 시간씩 네 차례 가 본 것이 그림 수업의 전부인 그는 그러나 자기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까지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는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한다. 아는 척 하지만 세상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만큼 그는 그리기의 이론이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리고 싶으면 그리고, 그리기 싫으면 그리지 않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진 그는 그러나 그림을 시작한지 몇 달 동안은 자유롭지 못했다. 그림을 그리라고 몰아대는 내면의 다그침에 흡사 미친 사람처럼 그림에 매달려야했기 때문이다. 눈의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그리기에 몰두했던 그 몇 달을 돌아보며 김재진은 그러나 행복했다고 말한다.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에 빠져 보낸 20163월 중순부터 20166월 중순까지의 기록, 그것이 이 전시회에 그가 내어놓은 그림들이다. 마치 짧은 에세이처럼 하나하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그림들은 그에게 형태와 색깔이 있는 시이며 문장이다.







세상의 모든 신비 - 시인이 그림책을 내며 ● 5

1.
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 17
2.
나는 우주의 미아, 내 생의 미아 ● 61
3.
세월이 호랑이 같다 ● 99

추천의 글 아름다운 무죄_유경희 ● 146








주체할 수 없는 영상의 발광체들


모든 시에는 그림의 DNA가 있다. 모든 시원의 선율에도 고대 회화의 유전자가 있듯이. 우리 삶의 원천에도 고대의 선과 색채로 표현된 회화의 유적이 있다. 우리는 그 유적에 유유히 흘러내려온 그 미학적 유전체에 운명을 바치고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하며 우리의 인류학적 기쁨을 즐기고, 나누고, 느끼며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김재진의 그림들은 이러한 인류문화적 존재론적 ‘흥’흐름의 광맥을 그의 표현대로 ‘미친 듯이’, ‘신들린 듯’ 상상력으로 몰입하여 폭발적으로 화폭에 쏟아 담았다. 이 전율의 주체할 수 없는 영상의 발광체들은 우리 삶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 죽음과 부활의 구석구석을 어루만지고 밝히고 있다.


- 김수복(시인, 단국대 문창과 교수, 전 예술대학장)


 

샘물 같은 동화를 보며


좋은 그림을 본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우리의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 쉬어가게 하기 때문이다. 원래 글과 그림이 둘이 아닌 하나라고 하지만 김재진 시인의 그림은 참으로 놀랍다. 새벽이슬로 쓴 동화 같은 그의 그림은 일상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씻어내며 위로한다. 그런 뒤 우리의 마음을 이끌어 무한한 사유의 세계로 인도한다재료는 단순한 색연필과 파스텔을 사용했건만 색은 결코 가볍지 않고 깊게 스며 있다. 선은 걸림 없이 자유롭다. 구도는 형식이나 경계의 틀을 벗어나 탈속의 자유로움을 느끼며, 그 자유로움은 한없는 공간을 만들어 마음을 자극한다. 손으로 그린 그림은 잠시 눈을 스치며 즐거움을 주지만 마음으로 그린 그림은 가슴 속에 머물며 즐거움을 준다.


김재진 시인의 그림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내면을 바라보는 마음을 기르고, 고요 속에 평화를 만들어 가리라는 깊은 믿음이 생긴다. 인생을 예술처럼 살아가는 김재진 시인의 삶의 모습과 그 순수한 영혼이 참 부럽기만 하다.


- 김양수(화가)